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작품설명

콘트라포스토(contrapposto) 자세의 인체 형상을 정면에서 드로잉한 작품이다. 콘트라포스토란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다른 쪽 다리는 약간 구부려 전신이 ‘S’자 형태가 되는 자연스러운 자세를 일컫는다. 이 자세는 고대 그리스의 인체조각에서부터 발견되는 인체 표현 방식의 전형이다.
종이에 콩테로 대략의 명암과 함께 이러한 형태를 그려넣었는데, 선이나 형태 묘사, 재료를 다루는 솜씨 등에서 다소 미숙함이 보인다. 또한 민복진의 조각 작품들은 대체로 형태를 단순화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드로잉에서는 인체의 자세, 옷 주름 등의 요소에서 구체성을 띠고 있다. 실제로 미술대학에서는 석고상 데생(dessin, 선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모각(模刻, 이미 있는 조각 작품을 보고 따라 만드는 것)을 통해 학생들이 조형 감각의 기초를 훈련하도록 했는데, 이 소묘는 고전적인 조각상을 토대로 그린 것으로, 아마 수학기(修學期)에 그려졌을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