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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혁신은 여유에서도 온다.
작성자 이용준
내용



요즘처럼 혁신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 때가 없었던 것 같다.
혁신(innovation)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새롭고 창조적이고 좋은 것을 가져온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급하게 혁신을 추진하면 과거의 좋은 것까지도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사회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혁신을 위해 노력해왔다. 혁신하지 않는 구성원을 배제하고 혁신을 강하게 추진하는 방법이 있다. 오히려 여유로움을 주어 스스로 발전하여 혁신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과거의 모든 것을 물리적인 방법으로 바꾼다는 생각으로 추진하는 혁신은 성공하기 힘들다. 과거의 잘못된 내용도 그 전 과거를 혁신하면서 범한 오류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과거의 정신과 장점을 살리는 방법이 진짜 혁신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에디슨은 수많은 발명을 하고 130여 년 전에 제너럴 일렉트릭(GE)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전구(1979년), X선 장비(1931년), 제트엔진(1941년) 등의 기술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더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GE의 리서치센터 건물 복도에는 에디슨의 책상이 있다. 책상이라는 물리적인 형체보다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창의적인 생각이 지금도 GE를 움직이는 혁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902년에 창업한 3M (Minnesota Mining & Manufacturing Company의 머리글자))이 처음 만든 것이 샌드페이퍼였다. 지금은 “포스트 잇”으로 더 유명하다.

3M사는 하루에 1.4개의 신제품이 나올 정도로 혁신적인 회사이다. 최근 3년 내에 개발된 제품으로 30% 매출을 올린다는 “30% 원칙”이 있다. 부하직원이 상사도 모르게 비밀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밀주제도”가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각 부서가 모여 제품을 만들기 위해 조직을 새로 구성한다. 그래서 3M사는 1만 3000개가 넘는 제품을 판매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3M사는 해 뜨기 전에 출근하고 밤 열시까지 근무하며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빽빽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3M사는 근무시간의 15%를 개인 아이디어 창출에 자유롭게 쉬면서 사용하라는 “15% 룰”로 유명하다. 혁신은 조이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여유에서 온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30여년 전에 창업한 제넨테크는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이다. 그러나 그 혁신은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회사와 음료수, 음식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과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맥주파티에서 온다. 제넨테크의 혁신은 “노는 시간”처럼 보이는 “창조적인 시간(C time)”에서 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서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은 일을 하는 줄로 안다. 그러나 “노는 문화”로 보이는 여유로움이 오히려 창조적인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네모난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 있으면 네모난 생각밖에는 하지 못한다.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책상 위의 일 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루 종일 바쁜 사무실에서만 생활하면 생각의 범위가 사무실을 벗어나지 못한다. 학교나 일반 회사나 관공서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혁신을 공문으로 보내면 되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혁신은 무엇인가를 바꾸고 행정적으로 빈틈이 없이 만들려고 한다. 이것은 틀린 것이다.

꽉 짜여진 틀 안에서 혁신은 없다. 비타민처럼 소중한 여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진짜 혁신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도청, 시청, 군청, 학교, 연구소, 회사에 여유를 갖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저절로 움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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